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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12] 몰랐던 맛을 알게 되는 느낌이란_서울특별시 종로구

본문

그녀가 가끔 나한테 하는 질문이 있다.
“언제부터 내가 좋았어?”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카페에서 나한테 밝게 웃어줬을 때부터 인 것 같아” 라고.

2년 전 그녀를 만나기 전 까지 나는 커피 맛을 몰랐다.

캠퍼스 안의 카페에서 일하던 그녀는 나를 보면 입 꼬리를 올린 채로 세차게 손을 흔들며 웃어주곤 했다.
언젠가 문득 그녀의 웃음을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카페 앞을 지나갈 때면 항상 그녀가 있나 없나 기웃거렸고,
창 밖으로 그녀가 보일 때면 카페로 들어가 평소에 잘 먹지도 않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것이 내 일상이 되었다.
그 때 그 커피의 맛은 씁쓸했으나, 그 시간만큼은 달콤했고, 그 후로도 카페는 우리의 단골 데이트 장소가 되어 주곤 하였다.


평소에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일을 좋아하던 그녀가 하루는 나에게 말했다.

“우리 미술관에 가자.”

평소에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취미가 따로 없었던 나로서는 미술관에 가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재미있는 일인지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지만,
그녀와 함께 하는 일이었기에 우리는 서울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 미술관은 자하문 터널을 지난 직후 부암동 도로의 왼쪽 편 비탈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나무 재질의 외벽으로 독특하면서도 현대적인 서울 미술관의 계단 위에는 전시회를 보러 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관람을 마치고 앉아 일행을 기다리는 듯 했다.

우리가 볼 전시회는 ‘카페 소사이어티’ 라는 전시회였다.

‘카페 소사이어티? 미술관 안에서 그림 전시랑 같이 커피를 파는 건가?’ 하고 혼자 생각하며, 전시장의 입구로 들어갔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와 보니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전시장 안에서 커피를 팔지는 않았지만,
 핑크와 화이트 색상의 예쁜 카페처럼 행복하고 달콤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전시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스윗 블라썸 Sweet blossom>

그러나 행복하고 달콤해 보이는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은 예상 외로 뭔가 고민에 빠져 있는 느낌이었다.
 불투명한 꿈, 미래에 대한 고민들… 요즘 내 마음속 생각들과 닮아 있는 작품들이었고, 갤러리 안의 작품들은 마치 카페 안에 앉아 있는 ‘나’ 같았다.

천장에는 미러 볼들이 여러 개 달려 있었는데, 그 아래에 크고 둥근 소파가 있어 나는 잠시 거기에 누웠다.
누워서 멍하니 미러 볼들을 쳐다보니, 미러 볼들 속에 내 얼굴이 비쳐 보였다.

미러 볼 속의 내 얼굴들을 보다가 문득 머리 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카페’라는 공간이란 무엇일까?

나는 바쁘다. 공부 하느라 알바 하며 돈 버느라… 이렇게 바쁘게 사는 나에게 있어 카페는 잠시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며
미래에 대한 고민들로 가득한 우리들이 세상 사는 얘기 도란도란 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그녀와 함께 커피 한 잔 하며 그녀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공간이었다.

‘카페’라는 공간은 특히 나에게는 그녀를 만날 수 있도록 해 준 공간이었고, 그녀로 인해 몰랐던 커피 맛을 알게 된 공간이었다.
나는 커피 한 방울 없는 서울 미술관의 ‘카페 소사이어티’ 전의 갤러리 안에서 그녀를 보러 캠퍼스 안의 그 카페로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그 때 그 씁쓸했지만 달콤했던 커피의 맛을 떠올리며 되뇌었다

“몰랐던 맛을 알게 되는 느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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