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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점 _ 노원구

“아들, 엄마 오늘 조금 늦어”
“빨리 들어와 엄마”

엄마는 빨리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다
들어오지 못했다.

내가 9살 때였다. 엄마와의 전화를 끊은 뒤 잠에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아무리 늦어도 아침엔 있었던 엄마가 없었다.
혼자 씻고 준비해 학교를 다녀왔다.
엄마가 집에 오지 않았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렇게 3일을 굶으며 혼자 기다렸다.
엄마의 가족, 나의 친척과는 달리 엄마와 난 아빠 없이 단 둘이 부산에 살았다.
그렇기에 소식이 늦었다보다. 이모가 1주일 뒤 날 데리러 오셨다.
난 아무 이유도 모른 채 학교도 쉬며 한 달을 서울 이모 집에서 지냈다.

약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밤 삼촌들, 이모들께서 모인 밤이었다.
그냥 친척이 모두 모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냥이 아니었다.
엄마가 왔다고 한다. 아무 이유도 모른 채 기다렸던 엄마가
이모 집 현관에서 휠체어를 탄 채 날 보고 있던 엄마를 난 차마 볼 수가 없었다.

보고 싶었던 엄마에게 고개를 돌린 채 방으로 들어가 울었다. 엄마를 볼 수 없었다.
내가 기다렸던 엄마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늘 아빠 없이도 다른 가정과 부족함 없이 날 키우려 노력했던
엄마의 큰 모습과는 달리 너무나 작고 왜소한 엄마의 모습이었다.

엄마는 다시 병실로 가야된다고 한다.
휠체어를 탄 채 차를 타는 엄마의 뒷모습에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날 어떻게 키워야할지. 다친 와중에도 내 생각 밖에 없는 엄마였다.
몇날 며칠을 울었다. 그 나이에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어려웠고 힘들었다.
 사촌형들과 이모들은 이젠 내가 엄마를 책임을 져야 된다고 한다.
너무나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현실이었다. 현실이었고 피할 수 없었다.

2층에서 떨어졌었다고 한다.
하반신 마비가 왔었다고 한다.
두개골은 부러졌었고
무수히 많은 척추 뼈 중 3개가 부러져 없다고 했다.
평생을 고통에 살아야 되며 마약이 함유 된 진통제를 먹어야 된다고 한다.
지금 살아있으며 걸을 수 있는 건 천운이라고 생각한다.

아빠 없는 날 부족함 없이 키우기 위해 힘든지도 모르고 날 키웠던 엄마는 엄마를 잃었다.
현실에 쫓기며 행복을 찾는 것을 포기한 채 일만하던 엄마는 너무 힘들어
 단지 조금이라도 쉬고 싶었다고 한다.
병실에서 이렇게라도 쉴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금방 다가왔다.
엄마에게 난 현실이었고 사고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엄마에게 난 삶의 원동력을 일으키는 아들이었다.
내가 밝아야 엄마가 밝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여행을 가자고 했다.

서울에 간이역이 있다.
지금은 폐역이 된 화랑대역.
엄마가 조금 회복이 된 후 난 엄마와 여행을 가기 위해
병원에서 화랑대역으로 출발했다.

화랑대역.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
흔들거리는 책상. 흔들거리는 책상 위엔 100원짜리 셀프 커피.
누구든 연주하라고 있던 기타마저 모든 것이 우리에겐, 엄마에겐 볼 수 있었기에 감사했다.
엄마와 나의 첫 여행이 되어버린 화랑대역에서의 출발이었다.

어린 나는 커피를 마시던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괜찮아?“
“그럼, 당연하지. 아들이랑 여행가서 너무 좋다”
“엄마 나 안 보고 싶었어?”
“당연히 보고 싶었지”
“근데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늦어서 미안해서.”

엄마는 엄마를 잃고도 내게 미안해했던 화랑대역에서의 엄마의 모습이
그 말들이 아직도 생각난다.
엄마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법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우리 가족의 힘든 고난을 극복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다.

아직도 화랑대역을 생각하며 엄마와 떠났던 춘천여행을 생각한다.
마지막 간이역이지만 우리에겐 첫 시작이 되었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그 뒤 화랑대역이 폐역이 되었다.
화랑대역이 엄마와 나 대신 폐역이 된 것만 같다.
우리대신 희생을 한 것만 같다.

그 뒤 엄마는 가끔씩 내게 춘천여행을 가자고 한다.
하지만 화랑대역은 지금은 폐역이 되어 공원으로 다시 지어졌다고 한다.
화랑대역은 엄마와 나의 추억을 담고 있다.
더 이상의 추억은 만들 수 없지만 화랑대역은 엄마와 내가 열심히 살 수 있게 해준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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