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길 80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현저동 101
서대문구에 위치한 이진아기념도서관입니다.
미국유학 생활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진아양을 기리며 그녀의 가족이 사재를 기증해 설립한 도서관이라고 하지요.
나무로 가득한 산책로 사이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서관입니다. 규모가 큰 도서관은 아닙니다.
그러나 유리창이 많아 볕이 잘 들어오고 내부에서는 은은한 나무 향이 풍깁니다.
우연히 올려다 본 천장은 정말 아름답지요.
지난 2년간 군복무로 의무소방원 생활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대부분은 아픈사람들이었습니다.
죽은 이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그 곁엔 언제나 남겨진 사람들이 있었어요.
저는 남겨진 사람들이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타인에 죽음에 익숙해지는 건 쉽습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타인의 슬픔에 무감각해지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제 기억 속에서 그들은 언제나 새드스토리를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진아기념도서관에 다녀와서 그 생각이 틀린 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진아기념도서관은 어쨌든 누군가를 추모하며 세워진 공간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등 자기의 삶을 이어나갑니다.
죽음으로 세워진 공간에 삶이 제몫을 다하고 있는 아이러니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죽음은 삶의 끝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삶과 죽음은 분리된 것이 아니었던 셈이지요.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꼭 절망으로 가득 찰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에세이는 제 배움에 대한 기록입니다. 어쩌면 삶과 죽음에 대한 예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어쨌거나 우리는 남아서 우리의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죽음이 가져온 슬픔을 끝내 끌어안은 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