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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 [ESSAY] 어릴 적 꿈동산, 태양의 집 나의 꿈이 되다.

어릴 적 꿈동산, 태양의 집 나의 꿈이 되다.(최효선) _ 서울 영등포구 신길로 39

 

서울 영등포구 신길로 39 에 위치한 태양의 집.

현재는 마트와 헬스장, 웨딩홀이 위치한 동네의 조그만 복합 쇼핑몰로 자리하고 있다.

내 어릴 적 기억의 시작 때부터 그 건물은 그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금은 많이 낡았고 허름해졌지만, 나의 어린 시절 그 곳은 꿈동산이었다.


태양의집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올 법한 성처럼 생겼다.

벽돌로 쌓아 올린 고성 같은 느낌에 건물 4면이 모두 다르게 생겨 흥미진진한 놀이동산 같은 곳이었다. 게다가 실제로 그곳 옥상에는 놀이동산이 있었다.

범퍼카와 꼬마기차, 방방이(트램펄린-지역별 다양한 이름이 있는데, 우리 동네에선 방방이라 불렀다)를 타고 해질녘까지 동네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이 있다.

방방이에서 뛰어오르며 보았던 해질녘 노을과 느꼈던 바람은 지금도 내게 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또 3층에 찜질방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태양의 집 외부에는 모든 층을 이어주는 크고 기다란 램프가 있었다.

목욕을 끝낸 후 찜질방에서 나와 그 기다란 램프를 따라 걸어 내려오며 느꼈던 개운함과 시원한 바람은 잊지 못하고, 지금도 그 느낌이 기억에 남는다. 

 

세월이 흘러 놀이동산은 사라지고 옥상은 폐쇄되었다.

재밌게 보았던 인형극 소극장도 사라졌고, 내부 원형계단에서 열대어를 팔던 가게도 사라졌다.

그 후로 계속 건물 안의 가게들은 생겼다 사라졌고 내게서도 태양의집은 점차 추억의 한편으로 사라져갔다.

 

그렇게 나는 자라왔고 건축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어른이 되고, 건축가라는 꿈을 품게 되었다.

주변의 반대와 쉽지 않은 길임을 알기에 고민이 많이 되었고, 그래서 더 많은 건축물을 보고 건축가에 대해 알아보자 다짐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안양유원지에 김중업선생님이 설계하셨던 폐 공장을 개조한 김중업 박물관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그곳에서 멋있는 처마가 돋보이는 주한프랑스대사관의 설계 과정과 생전 쓰셨던 메모들을 보며 감동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박물관 2층에는 설계했던 건물모형들이 전시되어있데 거기서 태양의집을 보게 된 것이다.

‘아! 이분이 설계하신거구나’하는 감탄보다 ‘아니? 태양의집이 왜 여기 있지?’하는 당황스런 느낌이 컸다.

마치 친근했던 옆집 오빠가 알고 보니 슈퍼스타였다니.


돌아와 태양의집을 다시 찾았다.

전보다 허름해졌고, 전과 같은 꿈의 동산이 아니었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게 해주던 외부 램프는 가게의 현수막으로 뒤덮여 정리되지 못했고, 앞의 광장은 주차장으로 변해있었다.

박물관에서 모형으로 전체적으로 한번 보고 나니, 건물의 섬세한 각기 다른 유리창크기, 외부의 네 면이 곡선을 띄며 각기 다른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순간 어린 시절 보던 화려하고 생기 넘치며, 살아 숨 쉬는 태양의집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이 건축물이 앞으로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건축물은 처음 설계한 생김새보다 한번 태어나고, 그 안에서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그 건물의 가치가 생기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건축가를 꿈꾸며 처음 구조설계도 중요하지만, 이 건물의 아름다움을 지속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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