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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상 | [ESSAY] 뇌, 수술, 그리고 공간

뇌, 수술, 그리고 공간(안영은) _ 서울 종로구 대학로 101

 

나에게 건축물이라고 하면 우리 집, 즉 내가 사는 혹을 살았던 아파트도 중요하겠지만 솔직히 ‘병원’이라는 공간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병원에 대해 설명하려면 2013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19살이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6년정도 살다가 한국으로 대학을 오기로 결심했다.

19살 하반기에 서울 소재 대학 합격 소식을 들었고 그 뒤로 친구들과 술을 종종 퍼부어 마셨다.

내가 까먹었던 것이다, 내가 10년째 뇌전증(뇌염)환자였던 것을.


가을밤이었다. 운동장을 돌다가 의식을 잃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발작을 한 것이다.
원래 나는 1년 한 번은 발작을 하던 터라 좀 크게 발작을 해 놀랐지만 태연한 척하며 원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다음 주 똑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시간에 다시 발작을 한다.
이렇게 단시간에 재 발작을 한 건 흔히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아니, 없었던 일이었다.

결국 내로라하는 대학병원의사는 10년 만에 MRI를 찍자고 했고, 다음해 상명대학교 새내기가 되어 최종적으로 듣게 된 결과는 참담했다.

악성 뇌종양이었다. 뇌암.


초기 암이기는 했지만 언제 퍼질지 모르기 때문에 수술이 시급했다.

대학교 1학년 1학기에 난 휴학신청을 했고 4월 20일 수술 날짜가 잡혔다.

암 판정이 났을 땐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병원이란 공간에 입원을 하니 생각이 많아졌다.

두려웠다.

수술을 받으면 기존의 뇌전증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던 의사들의 말은 희망고문으로 끝났고 나는 2015년 수업 도중 다시 발작을 했다.

결국 수술에 수술을 반복했다.

두개골을 몇 번이나 열어댔으니 수술이 얼마나 싫었겠는가?

그러나 난, 수술은 싫었지만 병원은 좋았다.

아직 소아청소년과 소속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귀여운 디자인의 어린이병원을 다녔다.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여기저기에 있고 어린이들이 해맑게 돌아다니며 언제나 따뜻하게 대하는 간호사선생님들 그리고 병실에서 매일 수다 떠는 환자와 부모님.

이 모든 것이 병원이라는 것을 종종 잊고 편안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나는 나름 내로라하는 대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부모들의 로망이 되기도 했다.

쑥스러웠지만 괜히 뿌듯했다.

차라리 계속 입원하기를 바랄 정도로.


이 모든 것은 입원실이라는 공간의 구조 덕이었다.

지금은 커튼으로 개별적 공간이 구분되어있지만 당시에는 커튼이 없어서 다른 환자와 그 보호자들의 행동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같은 이유로 입원하게 된 우리들은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통할 수 있었다.

서로 먹을 것을, 보험과 병에 대한 정보를, 전에 입원했던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웃으며’ 나눌 수 있었다.

입원한 이유를 잊을 정도로.

이번 주에 다시 수술을 했다.

그저께 퇴원을 했는데 병실을 나서며 뒤를 한 번 돌아봤다.

커튼이 모두 닫혀있었다.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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