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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 [ESSAY] 저는 성균관 입니다

저는 성균관 입니다(김훈) _ 서울특별시 종로구 성균관로 31

 

안녕하세요, 저는 조선시대 국가 최고 교육기관으로서, 태학(고구려), 국학(신라), 국자감(고려)으로도 불렸던 ‘성균관’이라고 합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제 얘기를 할까 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예전 한양의 숭교방(崇敎坊) 지역인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3가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예전의 제 모습인데요, 지금은 뒤의 북악산 자락 앞에 저의 후신인 성균관대학교가 들어섰고,

초가집의 자리에는 원룸들이 빼곡히 들어섰지요.

제가 몇 살이냐구요? 조선이 건국된 지 7년째가 되던 1398년, 태조 이성계에 의해 태어났습니다.

올해로 벌써, 618살이 되었네요. 물론 많은 우여곡절들이 있었지요.

연산군은 유생들이 자신의 사치와 향락을 비판하는 상소를 올리자 화가 나서 저를 폐쇄시키고 기생들의 거처로 썼던 적도 있었고,

임진왜란 때는 제 몸의 대부분이 불타버린 기억도 있습니다.

 

참, 이북지역엔 제 형이 살고 있습니다. 나라가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뀌고 수도 또한 개성에서 서울로 옮겨가며 성균관도 서울에 새로 하나 더 만들었는데

그게 지금의 저이고, 개성에 존재하던 성균관이 바로 제 친형입니다.

형은 현재 저와 같이, 고려성균관이란 종합대학으로 운영되고 있답니다.

나라가 갈라져 더 이상 볼 순 없지만 가끔은 그립습니다.

 

제 몸은 유생들이 수업을 듣던 ‘명륜당’과 성현 등에게 제사를 지내는 문묘인 ‘대성전’, 그리고 유생들이 거처하던 기숙사인 ‘재’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지방에 있는 향교들도 대체로 이러한 구조를 따르고 있지요.

 

 

지난 600여 년 동안 아주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특히 예전 제 안에 살던 유생들의 모습을 회상하자면, 이들은 아침과 저녁 두 끼만 먹으며 “스파르타”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오전에는 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그날 배운 것을 복습했습니다. 한달에 쉬는 날은 빨래를 하기 위한 고작 이틀뿐이었답니다.

요즘 학생들보다 오히려 더 힘들게 공부했던 것으로 저는 기억합니다.

시간은 반 천년이나 흘렀지만 학구열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유생들은 원칙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는데, 각각 두 칸짜리 방 28개가 있는, ‘동재(東齋)’와 ‘서재(西齋)’라고 명명된 곳에서 2-4명씩 지내곤 했습니다.

물론, 요즘 시대의 학연, 지연, 혈연이 그 당시에도 존재했습니다. 서재는 노론이, 동재는 소론과 남인, 북인들이 끼리끼리 사용하곤 했습니다.

 

제겐 큰 자랑거리가 있습니다.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과 같은 위인들이 저를 거쳐 갔다는 것이죠.

강의실인 명륜당에서 이들이 대학(大學), 논어(論語)를 제창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합니다.

명륜당은 총 18칸으로 좌, 우에 협실이 있고 중간에 당이 있는 구조입니다.

이곳은 강의실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전 이해도를 측정하는 시험이나 소과(小科), 대과(大科) 시험을 시행하는 장소로도 사용되었답니다.

 

요즘 날이 어두워졌을 때 제 주변을 둘러보면 붉은 십자가들이 야경을 수놓고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
당시에는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서 유교가 세상을 다스리는 기본 이념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이로 인해 대성지성문선왕(大聖至聖文宣王), 공자에 대한 제사를 지내곤 했습니다.

특히, 제 안의 대성전은 문묘의 시설 가운데 공자의 위패를 봉안, 향사하는 건물로서 임금님도 임어하셨던 장소입니다.

이곳은 유교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장소이며

서원과 더불어 선사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는 유교 조직의 기본단위를 이루었던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입니다.
저에겐 꿈이 있습니다.


예전과 다름없이 계속 이곳에 서 있었지만, 사람들은 점점 저를 잊어가는 것 같아 너무 슬픕니다.

저를 태어나게 해준 ‘유교’는 서구문명을 재빨리 수용한 일본의 제국주의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쇄락하기 시작하여,

사람들에게 빠르게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저를 구시대 학문의 장으로만 기억하지 마시고 잊지 말아주세요.

저는 당신의 인간다움 을 깨닫게 해주고, 다시 인본사회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응원하는 장소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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